Degital – Not For Technology
참여작가: 곽소진 김익현 김현석 반재하 이성은 이은희 이지현 장진승 정유진 한수지
이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예술의 다른 형태를 고민합니다.
Digital의 철자를 바꾼 Degital*은 19년도에 시작한 전시 시리즈의 제목으로, 이번이 세번째를 맞이합니다. Degital은 그동안 디지털을 다루는 예술이 새로운 ‘개인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왔습니다. https://degitalarts.xyz/
Degital 세번째 시리즈 Not For Technology는 지금 가장 뜨거운 -곧 식을지도 모르는- 대체불가능토큰 (NFT; Non-Fungible Token)을 바라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몇 백억에 이미지 파일과 인터넷 밈이 팔리는 것에 예술계는 전에 없던 새로운 문명을 본 듯 그에 올라탑니다. 예술 작품은 유일무이하여 대체 불가능하다고 매우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지만, 기술로 무장한 자본의 침투는 이를 더욱 (다른 의미로) 대체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블록체인과 코인이 가지는 근본적인 자본 문제, 예를 들면 채굴 노동자의 문제, 환경 문제, 백인 남성 실리콘 밸리 위주의 기술 발전, 자본주의 심화 등과 같은 문제들은 말끔히 사라지고, 마치 새로운 (예술) 시장이 열린 것 같은 흥분만이 가득합니다.
이번 전시는 예술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NFT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과열되고 있는 주식 투자, 코인 투자를 의식하면서, 동시에 이 세대의 투자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미술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는지 실험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코인, 입찰, 투자와 같이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들의 형식을 섞은 특별한 형식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마치 NFT처럼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고, 어떻게 거래됐는지 알 수 없으며, 그 매매에 참가했던 사람들만이 정보를 일부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Not For Technology). 이것은 오직 디지털을 다루는 예술을 코인과 시스템에 기대서 판매하지 않기 위한 실험입니다.
곽소진의 지구와 땅, 돌의 채굴
김익현의 구름과 클라우드
김현석의 gpt-3 기반 인공지능 소설
반재하의 북한 유통 핫 아이템
이성은의 가고 싶은 가상의 섬
이은희의 누군가의 속내 풍경
이지현의 gif의 회화적 박제
장진승의 편견 레이어를 제거한 데이터 보관함
정유진의 자가격리 Lo-fi AMSR
한수지의 데이터 신진대사 비트콘드리아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 10명은 디지털을 개념적/물리적 매체로 다루는 데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유희적이지만 도전적인 투자/입찰 방식을 통해 작품이 몰랐던 가치를 지닐 지도 모른다는 것에 한 표를 던졌습니다.
관객/소비자는 예술 작품의 가치를 직접 매긴다는 점에서, 작가는 작품의 가치가 시장에 의해 매겨진다는 점에서 NFT와 비슷한 지점을 가지지만, 대체불가능한 예술을 팔기 위해서, 대체불가능한 토큰이 필요한 것인지, NFT가 가지는 자본주의의 당위성을 그대로 흡수하지 않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는 없을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큐레이터: 강민형 (@degitalarts)
*전시 제목의 뜻
Degital은 digital의 철자를 고의적으로 틀리게 바꾼 것으로, 기존의 디지털 예술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대안을 제시하면서도 유희성을 유지하며 흥미로운 작품의 라인업을 제시하고자 고안된 단어입니다. 또한 디지털 아트, 미디어 아트 영역에 있어서의 다양성 이슈 (젠더, 교육 등) 를 의식하기 위해, 페미니즘 등에서 철자를 고의적으로 바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방법 (woman 대신 womyn) 에서 가져온 것이기도 합니다.
Digital은 본래 손가락을 뜻하는 라틴어 digit에서 유래한 것으로 숫자를 차례대로 세는데 쓰였으며, 이에 따라 이산적 수치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것을 digital로 불러 왔으나, 고의적 철자오류 degital은 반대, 결여, 부정을 뜻하는 접두어 de-를 적어, 같은 발음이지만 다른 뜻을 지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일정: 9. 8.(수) ~ 9. 12.(일) 10:00 – 18:00
장소: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담주4길 24-27 일원
협력: 작가예술장터 / 예술산책Ⅲ “시속 30km”
연계 토크:
– 2021년 9월 10일(금) 2시-4시
– 곽소진(작가), 이중민(작가), 강민형(큐레이터)
– 장 소 : 담주예술구 전시장 R
– 내 용 : 예술 시장과 기술, 그리고 자본 시장을 돌아보는 세미나로 두 작가를 초대한다. 대체불가능토큰, 블록체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자본이 삭제하는 풍경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곽소진 작가는 거대한 대지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상품으로 변모시키는 토석 산업과 석재상을 소개하며, 자원을 캐내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소유하는 개발권을 무형의 자산과 나란히 두며 이야기한다. 이중민 작가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본 실험과 예술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불타는 시장에 타버리는 예술, 예술의 자본, 자본의 예술 등 비유를 통해 자가발전적이고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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