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Eugene Jung

Lo-fi quarantine #11920x1080p
30 min
3D modeling2021
Lo-fi quarantine #21920x1080p
30 min
3D modeling2021
Lo-fi quarantine #31920x1080p
30 min
3D modeling2021

전례 없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신규확진자는 하루하루 늘어만 가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의 로우파이 혹은 ASMR 영상들이 생겨나고 있다. 로우파이(Lo-fi)는 고음질의 음원을 가리키는 하이파이(Hi-fi)의 반의어로 의도적으로 음향의 질을 낮추고, 잡음과 소음이 많은 형식을 뜻한다.

작가는 격리시설에서 보낸 14일간의 기억을 되살리며, 지겹도록 갇혀 있었던 호텔 방을 3D로 재구성하였다. 낭만과 감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열화된 이미지와 평화로운 사운드는 격리되어있던 재난의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종종 그 당시 느꼈던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끼니마다 두 병씩 꼬박꼬박 전달되는 500ml의 생수병, 안 먹고 남겨진 아침 식사 바나나, 정해진 시간에만 내놓을 수 있어 쌓여가는 의료폐기물 봉투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묘사된 격리시설의 방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노을, 불꽃놀이, 잔잔히 울려 퍼지는 바람 소리와 대조적인 풍경을 이룬다.

실체 없이 조작된 낭만은 바이러스가 범람하는 현실마저도 열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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