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아마도 가장 사적인 투어5minVR, STL 파일, USB, 알루미늄판, 아크릴 상자2021

당신은 어느 풍경 안에 들어와 있다. 이내 알아차리겠지만, 이곳은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의 ‘진짜’ 속내이다. 속내의 주인이 누구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곳은 MRI를 통해 스캔 된 신체의 데이터가 3차원으로 재구현된 공간이다. 당신은 빠르게 회전하는 자기장 기계 한가운데 누워있던 그 누군가의 몸속 시퀀스를 엮어낸 공간 속 카메라가 되어 살과 뼈, 장기를 여행한다. 공간은 휴먼 스케일 그대로 구성되어 있기에 카메라의 화각은 우리의 눈보다 작아진다. 여행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 풍경을 구매하고 소유한다는 것은 이름 모를 누군가의 의료정보를 손에 넣어 그것을 무한정 복사하고, 기술이 있다면 사물로 구현시킬 수도 있게 되는 것이며, 정작 그 몸의 주인도 들어가 보지 못한 신체 속을 유영하는 경험을 소유하게 되는 것과도 같다.

• 판매되는 작품의 구성은 MRI 데이터를 통해 재구성된 3D 모델과 VR 영상이 담긴 저장장치, 그리고 온라인으로 감상 가능한 QR코드가 들어간 제작박스 입니다.